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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리뷰 #9. 너의 버킷리스트

by 지니 Genie 2020. 10. 2.

대부분의 일란성 쌍둥이가 그렇듯이, 나의 쌍둥이 언니 윤세아는 내 인생의 전반적인 부분을 함께했다.

내가 엄지손가락만큼 작았을 때부터, 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병원의 하얀 벽을 마주한 순간,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시작해 우리가 쌍둥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릴 만큼 공통점이 없어진 순간까지 나와 윤세아는 함께했다.

새삼 그녀와 보낸 긴 세월의 무게를 가늠해보게 된 이유는 아무런 징조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3억원이 든 통장패턴이 풀린 핸드폰, 치매 진단을 받은 엄마만을 내게 불쑥 내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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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라는 제목과 일러스트에 이끌려 북클럽에서 다운받아서 보게 된 책

가볍게 읽기 좋겠다라고 생각한 내게 무겁지 않았지만..

눈물과 감동을 선사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보기]를 누르면 내가 꼽은 문장에 대한 나의 해석이 담겨있으니 궁금한 사람들만 보기!!

 

<여러 관점에서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제시를 해보자면>

1. 부모님/ 조부모님과 같이 살았다가 갑자기!! 자취/유학/ 결혼/ 부모님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2. 오빠나 남동생, 남자친구가 갑자기!! 군대/결혼/자취/유학/ 죽음을 맞이했을 때

3. 언니나 여동생이 갑자기!! 자취/ 결혼/ 유학/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나의 관점은 1. 부모님께서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을 때를 생각하면서 책에 이입해봤다.

 

 

책은 '오늘의 운세'로 시작한다. 

 

1. 오늘의 운세

8월 27일, 윤세아 님의 오늘의 총운은 '권토중래' 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나 그녀와 동일한 사주를 가진 나의 운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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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경우 초짜의 타로 실력으로 매년 초마다 가족들의 타로를 봐주고 있고

나는 어플의 힘을 빌리고 있는데, 뭔가 내 모습 같아서 더더욱 몰입이 잘 됐었다.

 

2. 우리가 처음으로 어긋난 순간

노트의 겉표지를 넘겼다. 작고 동그란 윤세아의 글시가 나타났다.

1. 첫사랑 최시원에서 고백해보기

2. 연극 무대 주인공 되어보기

3. 용서할 수 없지만 용서하기

4. 성을 가진 성주와 산책하기

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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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에 첫사랑에게 고백하기라니..... 이게 뭔 소린가 싶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기에 더 아름다운...(그냥 어디서 들은 소리다) 라면서 묻어두곤 하는데

 

'고백'.. 괜찮은건가??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3. 3억 원의 무게

- 그동안 김 이모의 간병비와 생활비를 감당한 것은 윤세아였다. 이제 그녀가 그동안 혼자 짊어지고 있었던 짐을 내 등에 올릴 차례였다.

- 나는 오늘 퇴사 통보를 받았다. 권유가 아닌 통보 말이다.

- 어제 내이름이 적힌 발신인 불명의 편지는 윤세아에게 온 것이었다. 그리고 편지와 함께 동봉된 것은 '극단 소주한잔' 오디션의 모집공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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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온전히 모든 돈과 서류들을 처리해야할 때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나에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것.. 그 것이 중요한 사람의 부재에 대한 무게일까? 

 

4. 오디션

"하하하, 지원한 열한 명 중에 제일 연기를 못해. 어떻게 저런 실력을 가지고 무대를 설 생각을 하지? 발성도 엉망이고, 발음도 부족하고. 게다가 표정도 영 어색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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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라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하는데, 이런 소리를 들었다면 분명 뛰쳐나갔을 거다. 다만... 현재 나라면.. 하지 않았을까? 갖은 수모를 겪고 욕을 먹어도 현실의 벽 앞에 타협하지 않았을까?  

"윤시아씨 출연 조건으로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도혜스님이라는데? 정말 몰라? 먼 친척이나 아니면 부모님 지인이라도 생각나는 사람 없어?"

 

 

5. 도혜스님을 찾아서

- "이 차를 마시는 동안에만, 나는 너를 딸로 대할 생각이야. 이 차를 다 마시면 내게 너는 불자님이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차가 없어지기 전에 말을 하거라"

- 온전히 아빠를 이해할 수 없지만, 저는 아빠의 얼굴을 보자마자 알았어요. 이미 아빠를 용서했다는 것을요. 이해할 수 없어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이고 핏줄이라는 것을요. [윤세아의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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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경지에 올라야만 이해할 수 없어도 용서할 수 있을까? 가족이고 핏줄이기 때문인 것은 그럴만한 상황(돌아가신 상황)이라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나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 본인을 위해 딸을 아빠 없는 아이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6. 첫사랑 최시원

-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자, 내가 알고 있던 얼굴이 나타났다. 물론 그녀는 내가 생각하고 왔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 "주황색 장미꽃 꽃말이 첫사랑이잖아. 설마 모르고 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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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했다. 당연히 윤세아의 첫사랑은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맞다고는 할 수 없다. 

 

7. 암전

- 경고금이 울렸으면 좋겠다. 내 주변 사람들이 저렇게 혼자 울고 있을 때마다 머리가 쨍 울릴 정도로 크게. 그래서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어도 그 사람을 꼭 한 번씩 돌아 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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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을 애써 참고 있다. 더더욱 몰입을 부모님에 대해서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말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 그 사람은 알까, 그 작은 야광별 하나가 지금까지 어둠 속에서 나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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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도 참 먹먹했다. 사람들은 알까 소소한 친절과 관심이 내게는 정말 소중하며 감동을 준다는 것을..

 

8. 무대에 오르다

그런데 손등에 있어야 할 야광별이 보이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야광별이 보이지 않자 어둠이 서서히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흡이 빨라졌고 손발이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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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별을 부모님께 대입해보면 너무 정확한 내 대입의 상황이 되지 않나( 아직 블로거의 부모님은 정정하시다)

만약이라는 말을 붙여본다면 난 어둠이 혼자 남겨진 상태와 그 상태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딱 저러할 것이다.

 

9. 출발 파리로

윤세아가 버킷리스트에 적은 '용서할 수 없지만 용서하기'라는 버킷리스트는 아빠를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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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참 용서라는 것이 쉬우면 쉬운데 어려우면 또 어렵다. 내 마음이 동하지 않은 용서는 그렇게 찜찜할 수가 없다. 언제쯤 나는 용서할 수 없지만 용서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10. 환상의 성

"하나의 탑이 무너지면 다시 다른 탑을 쌓으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가지고 있는 돌을 쉽게 놓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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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도 나에게 하는 말인가? 그래 맞다!! 가지고 있는 돌이 있다면 그걸 놓치말고 다시 쌓으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만약 다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 곳부터 다시.. 그래서 내게 무너진 탑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1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떠나기

"울지 말아요, 마법사님! 예쁜 것을 기억할 때는 웃어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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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추억할 때, 부모님을 추억할 때 울지 말고 웃어야겠다! 이게 내 결론이다.

 

 

이렇게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책의 여정이 끝났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중에 탑3 안에 든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만큼 현재 내 마음을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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